【Seoul論壇】03 유령들이 라운딩하는 골프장

“유령들이 라운딩 하는 골프장”???

요즘 우리 클럽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듣기에 따라서는 섬찟한 느낌마져 드는 말이다.

사연인즉 이렇단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클럽의 회원 중에 이미 사망한 회원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클럽을 이용하지 못하는 회원 등, 1년에 한 번도 골프장을 이용하지 않는 소위 “휴면회원”들의 명의로 부킹이 되고,

이 부킹을 이용해서 누군가가 편안하게 라운딩을 해 왔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다는 소문이다.

즉, 여러 사정으로 클럽을 이용하지 않는 회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자기 명의를 도용당했고,

누군가 도용당한 명의로 부킹을 해서 라운딩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약 시스템상으로 일반 회원들이 예약을 하거나 취소 변경을 하면 즉시 자동으로 본인에게 문자로 통보하게 되어 있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소문대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휴면회원의 ID를 이용해 부킹을 뻬돌려 자기 맘대로 사용했다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며,

‘개인정보 보호’가 강조되는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참으로 유령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 골프장에는 그동안 수많은 유령들이 라운딩을 즐기는 골프장이 되었나 보다.

유령들이 빼돌린 부킹들은 모두 일반 회원들의 몫이었고

그만큼 일반 회원들은 부킹지옥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기에 회원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소위 '유령들의 라운딩‘으로 클럽내 회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집행부내에서도 분열과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으니,

최고의 명문클럽이라는 우리 클럽의 위신 추락이 말이 아니다.

지금 그동안 일반 회원들의 부킹을 불법적으로 빼돌려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긴 유령들을 색출하기 위해

클럽 안과 밖에서 난리법석인 듯 하다.

유령들의 정체에 대해 심증은 있으나 증거가 없으니,

외부 수사기관의 힘을 빌려서라도 유령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수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는 소문이다,

수사결과가 나오면 알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유령들의 정체는

➀회원들의 개인정보(ID와 비밀번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

➁예약현황이 자동으로 회원에게 문자 통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에 접근 가능한 사람,

➂고정적으로 일정한 수량의 빼돌린 예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 등의 조건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우리 클럽에서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유령은 극히 소수이고,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우리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유령들을 색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 이상 외부에 소문나서 클럽이 망신을 당하기 전에 유령들은 지금이라도 이실직고하여 광명을 찾는 것이 어떠할까?